어린이 주일 설교, 에베소서 6:1-2 주 안에서 순종하라
순종과 공경, 하나님 나라의 질서입니다
어린이 주일은 단지 아이들을 축복하는 날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녀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며, 가정 안에서 어떤 영적 질서가 세워져야 하는지를 돌아보는 날입니다. 에베소서 6장 1-2절은 자녀가 부모를 향해 어떤 마음을 품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말씀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 중심에 하나님의 뜻이 놓여 있음을 강조합니다.
주 안에서의 순종, 믿음의 시작입니다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여기서 '주 안에서'라는 표현은 매우 중요합니다. 헬라어로 '엔 퀴리오'(en Kyriō)는 단순히 기독교적인 분위기나 태도 안에서라는 의미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된 관계 안에서라는 깊은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순종은 단순한 도덕적 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영적인 반응입니다.
‘순종하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hupakouete, 즉 '귀 기울여 듣다', '주의 깊게 반응하다'는 뜻을 지닙니다. 이는 부모의 말에 단지 형식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포함합니다. 바울은 자녀들에게 명령하기에 앞서 그들을 믿음의 주체로 인정합니다. 당시 고대 사회에서 자녀는 독립된 인격으로 존중받기 어려운 존재였지만, 바울은 자녀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인정하며 그들에게도 하나님의 뜻을 따를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순종은 신앙의 시작입니다.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의 연습입니다. 하나님은 가정 안에서의 질서를 통해 우리에게 복종과 신뢰, 사랑과 인내를 배우게 하십니다. 자녀는 부모를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 신앙의 기초를 다지게 됩니다. 그래서 주 안에서의 순종은 단지 어린 시절의 교훈이 아니라, 평생을 이끄는 영적 태도의 출발점이 됩니다.
부모 공경은 약속 있는 첫 계명입니다
2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공경하라'는 말은 헬라어로 timaō, 즉 '귀하게 여기다', '가치 있게 평가하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단지 겉으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존재 자체를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로 인정하고 그 가치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구약 출애굽기 20장, 십계명에서 부모 공경은 하나님께 대한 명령 다음으로 등장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와 사람과의 관계를 잇는 다리와도 같은 계명입니다. 그러므로 부모 공경은 단지 도덕이나 문화의 전통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거룩한 계명입니다. 더 나아가 바울은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라고 밝힙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이 계명에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순종하는 자녀에게는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하는 복이 따라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부모 공경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가치관이 달라지며, 권위는 존중보다 의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여전히 이 명령을 유효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가정에서 부모를 존중하지 않는 아이는 사회에서 질서를 지키지 못하며, 하나님께도 복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모 공경은 인간 관계의 시작이며, 하나님 나라 백성의 첫걸음입니다.
믿음의 가정, 하나님 나라의 기초입니다
에베소서 6장은 가정에 대한 교훈을 담은 본문입니다. 바울은 앞서 부부 관계, 부모와 자녀 관계, 그리고 종과 상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설명합니다. 그 중심에는 서로에 대한 순종과 사랑, 공경과 인내가 있습니다. 가정은 단지 감정이나 이해관계로 묶인 단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우신 거룩한 질서 안에 존재하는 공동체입니다.
믿음의 가정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집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순종하고 공경할 때, 그 가정 안에는 평안과 질서, 신뢰와 기쁨이 자리잡게 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믿음의 본이 되어야 하며, 자녀는 그 본을 따라 배우며 성장해야 합니다. 가정은 그 자체로 교회이며, 부모는 자녀의 첫 번째 목자입니다. 그러므로 어린이 주일은 단지 자녀를 위한 날이 아니라, 부모와 교회가 다시 가정의 영적 책임을 되새기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믿음의 가정은 자녀를 하나님의 뜻으로 이끄는 등불이 됩니다. 아이들이 말씀을 배우고 예배를 경험하며, 기도 가운데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면, 그 가정은 하나님 나라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세상의 가치는 흔들릴 수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질서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질서의 시작은 자녀의 순종과 부모의 공경, 서로에 대한 경외심에서 비롯됩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에베소서 6장 1-2절은 자녀들에게 주시는 명령이지만, 동시에 부모와 교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말씀입니다. 자녀는 단지 가르침을 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갈 주체입니다. 그들에게 순종을 가르치고 공경을 훈련시키는 일은 오늘 우리의 신앙을 가정 안에 심는 거룩한 사역입니다.
어린이 주일인 오늘, 우리는 자녀에게 명령하는 동시에 본이 되어야 합니다. 자녀가 주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할 수 있도록, 부모는 먼저 주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자녀가 부모를 공경할 수 있도록, 우리는 하나님의 권위 앞에 먼저 엎드려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 가정은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회복되는 공간이 될 것이며, 자녀는 그 나라의 백성으로 자라가게 될 것입니다.
주 안에서 순종하십시오. 부모를 공경하십시오. 그리고 가정이 하나님 나라의 시작임을 기억하며, 그 안에서 믿음의 유산이 전해지기를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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