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주일 설교, 시편 127편 3절 태의 열매
하나님의 기업, 자녀는 하늘의 선물입니다
어린이 주일은 단순히 아이들을 축하하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녀를 어떻게 보시는지를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날입니다. 시편 127편 3절은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시선이 어떤지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가정과 교회가 어떻게 자녀를 품고 세워가야 할지를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기업, 하늘의 시선으로 자녀를 바라봅니다
본문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여기서 '보라'(hinneh)는 히브리어로 감탄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주목하라는 강한 명령입니다. 즉, 이 말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 앞에 눈을 열고 마음을 열라는 부르심입니다.
‘자식들’로 번역된 히브리어 banim은 단지 생물학적 자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양육되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 관계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자녀를 단순히 책임의 대상으로 보지 않으시고, 기업(nachalah) 즉 유산, 재산, 주인의 소유물로 여기십니다. 이는 자녀가 인간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의 소유임을 분명히 하는 선언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녀를 자신의 계획 안에서 바라보려 합니다. 아이들의 장래, 학업, 성취는 부모의 기대와 욕망이 투영된 그림처럼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자녀는 나의 기업이라고. 하나님께서 친히 맡기신 소중한 자산이며, 우리가 관리할 책임은 있으나 소유할 권리는 없습니다.
이 시선을 갖는 것이 신앙의 출발입니다.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관점은 단지 보호하고 양육하는 것을 넘어서, 하나님 나라를 이어갈 후사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자녀는 우리가 잘 키워 세상에 내보내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입니다. 그 사명을 감당하려면 부모와 교회가 먼저 하늘의 시선으로 자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입니다
본문 후반부에서 시인은 자녀를 “태의 열매”라 표현하며, 그것이 “그의 상급”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태의 열매’는 하나님의 창조적 섭리를 강조하는 표현이며, 자녀가 결코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생명 역사 가운데 계획된 존재임을 말합니다. ‘상급’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sakar는 보상, 값진 보물, 일한 대가를 의미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값진 선물을 뜻합니다.
우리는 자녀가 우리 가정에 태어난 것을 우연처럼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각 자녀를 계획하시고, 그 생명 하나하나를 기뻐하십니다. 자녀는 부모가 애써 얻은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 아래 주어진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자녀는 세상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고귀한 존재입니다.
이 진리는 우리 삶의 태도를 바꿉니다. 자녀가 가진 성격, 재능, 부족함까지도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습니다. 우리가 기대한 대로 자라지 않는다 해도, 하나님은 그 아이를 통해 반드시 이루실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녀를 조건 없이 축복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끌어야 합니다.
태의 열매는 상급입니다. 이 상급은 단지 부모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신뢰를 보이신 증거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믿고 이 아이를 맡긴다." 이것이야말로 부모된 자가 가져야 할 거룩한 책임이자 특권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이 상급을 함께 돌보며, 자녀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자라도록 함께 짐을 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자라나는 하나님의 기업
시편 127편은 솔로몬이 기록한 지혜 시편으로, 가정과 하나님의 일하심 사이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하나님이 세우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헛되다는 이 시의 맥락 안에서, 자녀 역시 하나님이 세우시는 존재임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녀를 세워가는 일은 단지 가정만의 일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사명입니다.
오늘날 교회는 다음 세대를 잃어버릴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출산율의 감소만이 아니라, 신앙의 전수가 끊어지는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 반성하게 만듭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을 교회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주일학교는 단지 프로그램이 되어버리지는 않았는가?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아닌, 어린이를 위한 마음이 있는가?
교회는 자녀가 자라나는 집이어야 합니다. 이곳에서 말씀을 배우고, 찬양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공동체의 사랑을 통해 예수님의 품을 경험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교회에 와서 사랑받는 것을 느끼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존귀함을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기업을 바르게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의 다음 세대는 자연스럽게 세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의 선택과 순종, 투자와 기도가 자녀의 미래를 결정짓습니다. 한 영혼을 말씀으로 양육하는 것은 사역 그 자체이며, 교회의 중심 사명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린이를 위한 사역을 가장 중요한 사역으로 여기고, 거기에 우리의 마음과 시간과 헌신을 쏟아야 합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자녀는 하나님의 기업이며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아름다운 시적 표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진리이며, 우리 모두가 다시 새겨야 할 믿음의 기준입니다.
우리는 자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나의 소유물로, 나의 기대를 이루어줄 도구로 여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거룩한 기업으로, 하나님 나라를 세워갈 다음 세대로 바라보고 있습니까?
오늘 어린이 주일에 우리는 자녀를 축복해야 합니다. 이름을 불러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안아주어야 합니다. 부모로서, 교회로서, 우리는 자녀를 말씀으로 세우고 사랑으로 감싸야 합니다. 자녀는 미래가 아니라, 오늘의 교회이며, 하나님 나라의 가장 귀한 보물입니다.
시편 127편 3절의 말씀처럼, 우리는 이 기업을 귀히 여기고, 이 상급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 자녀들을 통해 우리의 가정을 세우시고, 교회를 새롭게 하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실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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