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수필, 대림절 동안 빛을 소망하며
어둠 속에서 빛을 기다리며
강림절은 우리 신앙의 길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은혜의 시간이다. 매일 저녁 촛불을 하나씩 밝히며 우리는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한다. 그 빛은 단순히 세상의 빛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깨우고,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생명의 빛이다. 강림절의 깊어가는 날들 속에서, 나는 빛에 대해, 그리고 그 빛을 기다리는 마음에 대해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날의 촛불이 타오를 때, 나는 어둠 속에서 빛의 시작을 상상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시던 순간, 어둠은 물러가고 창조의 질서가 이루어졌다. 그 빛은 단지 눈에 보이는 햇살이나 불빛이 아니다. 그것은 혼돈과 공허 속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약속이며, 혼돈 가운데 질서를 부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이 첫 번째 촛불은 나에게 우리의 삶 속에 깃든 하나님의 손길을 되새기게 한다. 비록 지금은 어둠이 짙게 드리운 날일지라도, 하나님께서 이미 빛을 준비하고 계심을 나는 믿는다.
둘째 날의 촛불은 이스라엘 백성이 기다렸던 메시야를 떠올리게 했다. 수많은 세월 동안 그들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바랐다. 포로 생활의 고통, 방황의 나날 속에서도 하나님이 보내실 구원자를 향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나 역시 삶의 여러 순간에서 비슷한 기다림을 경험했다. 절망과 좌절의 밤을 지나며, 나의 기도는 하나같이 이렇게 속삭였다. “주님, 빛으로 나를 이끄소서.” 그리고 깨달았다. 기다림은 단지 시간이 흐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약속을 붙잡고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여정임을.
셋째 날의 촛불은 빛의 인내와 소망을 보여주었다. 촛불은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꺼질 듯 위태로워 보이지만, 끝내 그 어둠 속에서도 빛나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보여주신 사랑을 떠올렸다. 사람들의 불신과 배척 속에서도 끝내 십자가를 지기까지 우리를 위해 빛으로 남으신 그분의 헌신. 나 또한 흔들리는 촛불처럼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주님의 은혜로 하루하루 빛을 품고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넷째 날의 촛불은 예수님께서 스스로 “세상의 빛”이라 하신 말씀을 기억하게 했다. 주님은 단지 어두움을 밝히는 빛으로 오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새롭게 만드시는 빛으로 오셨다. 나는 이 빛이 내 안의 죄와 연약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것들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졌음을 고백한다. 강림절의 날들이 깊어갈수록, 나는 주님의 빛 아래 내 삶의 모든 어둠을 내려놓아야 함을 깨닫는다.
다섯째 날의 촛불은 나를 세상 속의 빛으로 부르시는 사명을 떠올리게 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말씀하셨을 때, 그것은 단순히 구경꾼으로 남아 있으라는 뜻이 아니었다. 어둠을 밝히는 삶, 나누고 섬기며 세상 속에서 그분의 사랑을 드러내는 삶으로 나아가라는 부르심이었다.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따스한 빛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나는 오늘도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여섯째 날의 촛불은 빛을 기다리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배당 안에 모여 함께 촛불을 밝히며 찬송할 때, 나는 홀로가 아니라 주님의 몸 된 교회와 함께 빛을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나의 믿음이 흔들릴 때에도 옆에 있는 이들의 기도가 나를 붙들어 주는 것처럼, 우리의 빛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모일 때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마지막 날의 촛불이 켜질 때, 강림절은 크리스마스로 이어진다. 그 촛불은 단순한 기다림의 끝이 아니라, 약속의 성취이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어둠 속에서 빛이 비춰졌고, 우리의 삶에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었다. 그날을 맞이하며 나는 다시 한번 주님께 감사드린다.
빛을 묵상하며 보내는 강림절은 단지 종교적 의무를 다하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매 순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빛은 세상의 화려한 불빛과 다르다. 그것은 조용히 우리 마음에 들어와 어둠을 몰아내고, 따스하게 우리를 품어주는 빛이다.
오늘도 나는 촛불 앞에서 기도한다. “주님, 이 강림절 동안 내 안의 어둠을 밝히시고, 주님의 빛으로 나를 새롭게 하소서.” 강림절이 끝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 나는 빛으로 오신 주님을 찬양하며 그 빛을 나의 삶 속에 더욱 깊이 간직할 것이다. 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 주님의 빛이 더욱 밝게 비추기를 소망하며, 나는 그 빛을 전하는 작은 도구가 되기를 기도한다.
강림절의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빛의 여정. 나는 그 여정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걸어가면서도, 주님의 은혜 안에서 소망을 놓지 않는다. 빛되신 주님이 내 삶의 중심이 되기를, 그리고 내 삶을 통해 세상이 조금 더 밝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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